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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에 대한 집착

어느 스님이 손에 몽둥이를 들고 와서 제자들에게 말합니다.

“내 손에 몽둥이가 있느냐? 없느냐? 있다고 하면 두드려 맞을 것이고, 없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또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맞을 것이다.

제자들은 죽을 맛이었습니다.

도무지 어떤 답을 해야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았거든요.

스님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막아버렸으니 꼼짝없이 몽둥이찜질을 당하게 생겼습니다.

그때 어린 동승이 졸다가 대답 합니다.

“스님 배고파요.

당연히 동승은 몽둥이세례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그 순간에 나올 수 있는 수많은 대답 중 고작 3가지만 막아놓은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몽둥이만 바라본 제자들은 그 순간 어디도 갈 곳이 없는 꽉 막힌 항아리 속에 있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혹시 우리는 지금 보이는 것에만 집착한 나머지 스스로를 막다른 길에 가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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