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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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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페이스북은 쓸 수 있는데 트위터는 접속할 수 없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베트남에서는 트위터는 쓸 수 있는데 페이스북을 쓸 수 없다는 사실도 아시나요? 바로 국가가 인터넷 접속을 검열하거나 차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인터넷 접속 차단은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조금만 낌새가 이상한 사이트에 접속할라 치면 바로warning.or.kr 사이트가 우리를 반깁니다.
물론 정부가 가로막은 웹사이트 중에는 집안 기둥뿌리가 뽑히거나 패가 망신하기 좋은 불법 스포츠 도박, 마약 판매 사이트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 한방울 안 튀는 지극히 건전한 웹게임이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단되거나, 해외 전자책 구매 사이트에서 성인물이 판매된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이트 전체가 차단되기도 합니다. 기껏 키워 놓은 영토를 한순간에 뺏기거나, 지금까지 구입한 전자책을 날리기 싫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PC에서 warning.or.kr을 피하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주의 : 이 기사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불법 도박이나 무허가 의료기기 판매, 상표권·저작권 침해 등 현행 법령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씨넷코리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적법하게 차단한 웹사이트에 기술적 우회를 통해 접속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씨넷코리아는 해당 웹사이트 접속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정신적·물질적인 피해나 민·형사상 책임에 대해 보상이나 책임질 의무를 지지 아니합니다. 경찰서에서 설렁탕 먹을 일은 하지 맙시다.
1) 웹 프록시를 이용한다
warning.or.kr을 피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웹 프록시’를 쓰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외국에 있는 다른 컴퓨터에게 보고 싶은 웹사이트를 대신 가져와서 보여 달라고 하는거죠. 어렸을 때 키가 미처 닿지 않아 볼 수 없었던 높은 곳을 부모님이 목마를 태워 보여주시던 적이 있지 않나요?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웹 프록시입니다. 국가가 쳐 놓은 장벽을 넘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죠.
구글에서 ‘free web proxy’라고 입력만 하면 수많은 웹 프록시 사이트가 나타나는데요, 이 웹사이트 중 아무곳에나 접속한 뒤 주소창에 보고 싶은 웹사이트 이름을 입력하고 엔터만 누르면 됩니다. warning.or.kr 대신 보고 싶었던 바로 그 웹사이트가 여러분을 반길겁니다. 가능하다면 암호화 기능을 갖춘 필터바이패스(www.filterbypass.me)같은 곳을 이용하는게 더 안전하겠죠. 단, 웹사이트 화면이 깨져 보이거나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전자결제는 차단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두세요.
2) 크롬 플러그인으로 피하기
유용하게 잘 쓰던 웹 프록시가 어느날 갑자기 접속이 안된다고요? 매번 웹 프록시 사이트를 찾아 헤매는 것도 지겹다고요? 그렇다면 구글 크롬에 깔아서 쓰는 확장 프로그램인 ‘브라우섹’(Browsec)이 있습니다. 이름이 이상하다고요? ‘브라우저’와 ‘시큐리티’ 앞 글자를 따와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매번 검색어를 치지 않아도 클릭 한 방으로 warning.or.kr을 피할 수 있습니다.
구글 크롬을 실행한 다음 첫 화면에서 ‘스토어’를 클릭하거나, 주소 창에 ‘chrome://apps/’를 입력하면 나타나는 화면에서 ‘스토어’를 눌러 크롬 웹스토어로 접속하세요. 그 다음 검색창에 ‘browsec’을 치면 나타나는 검색 결과 중 맨 위에 보이는 ‘Browsec’을 설치하면 됩니다. ‘+무료’를 누른 다음 ‘Browsec을 추가하시겠습니까?’ 라는 창이 뜨면 ‘추가’를 눌러 주세요. 크롬 창을 닫았다 다시 연 다음 주소 창 옆에 지구본 모양 아이콘이 생겼는지 확인하세요.
한 번 브라우섹이 설치된 다음에는 자동적으로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물론 이 상태 그대로 써도 큰 문제는 없지만, 차단되지 않은 사이트에 접속할 때도 속도가 느려질 수 있으니 꼭 필요할 때만 잠깐씩 쓰는 게 좋습니다. 지구본 아이콘을 누른 다음 ‘Turn Off’를 누르면 아이콘이 회색으로 바뀌면서 브라우섹 기능이 꺼집니다. 속도가 너무 느리다면 접속하는 나라를 네덜란드, 독일, 미국, 싱가포르 중 다른 곳으로 바꿔 보는 것도 좋습니다.
3) 무료 프록시 서버 이용하기
아예 처음부터 웹 프록시를 설정해서 warning.or.kr을 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방법과 사실상 큰 차이가 없지만 이런 방법도 있다는 정도로만 알아 두세요. 프록시 서버를 찾는 방법도 다양한데, 역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구글에서 ‘free proxy server’라고 검색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찾은 프록시 서버가 정상작동을 하기는 하는지, 속도는 빠른 편인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죠.
‘프리프록시리스트’(free-proxy-list.net)를 이용하면 이런 고민을 덜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프록시 서버가 설치된 나라와 접속 속도는 물론 정상 여부까지 알려줘서 참 편합니다. 접속할 웹사이트가 있는 나라나 속도를 감안해 적당한 프록시 서버를 고른 다음 쓰면 됩니다. 따로 회원 가입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단 어제까지 살아 있던 프록시 서버가 오늘도 살아있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야말로 ‘복불복’이죠.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도구 > 인터넷 옵션’에서 ‘연결’ 탭을 누릅니다. 그 다음 ‘LAN 설정(L)’ 버튼을 누른 다음 ‘사용자 LAN에 프록시 서버 사용’을 체크하고 검색 결과에 나온 프록시 서버 IP 주소와 포트 번호를 입력해 주면 됩니다. 모질라 파이어폭스는 설정 창을 연 다음 ‘고급 > 네트워크 선택’을 누르고 ‘설정…’을 누른 다음 ‘프록시 수동 설정’에서 프록시 서버 이름을 입력해 주면 됩니다. 창을 닫았다 다시 열면 차단됐던 사이트에 접속될 겁니다.
4) VPN으로 터널 뚫어 감시 피하기
웹사이트 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까지 즐겨야 한다면 VPN(가상사설망)을 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해외 서버와 내 컴퓨터 사이에 터널을 뚫어서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당연히 터널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압수수색 영장이라도 안 들고 오는 한 무슨 데이터가 오가는지 알 방법이 없죠. 이 서비스는 예전에는 매달 이용료를 내고 써야 했지만 요즘은 무료로 쓸 수 있는 곳이 제법 많습니다.
VPN북(www.vpnbook.com)이 제공하는 무료 VPN 서비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 사이트는 유럽과 미국, 캐나다에 VPN 서버를 두고 회원 가입이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VPN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비트토렌트처럼 서버에 무거운 부하를 주는 프로그램을 써서는 안된다는 제약이 있지만 웹사이트 뜨는 속도도 빠르고 쾌적합니다.
윈도 8.1은 제어판을 연 다음 ‘네트워크 및 인터넷 > 네트워크 및 공유 센터’를 차례대로 누른 다음 ‘새 연결 또는 네트워크 설정’을 누릅니다. 나타나는 창에서 ‘회사에 연결’을 선택하고 ‘다음’을 누릅니다. 다시 나타나는 창에서 ‘내 인터넷 연결 사용(VPN)’을 누르면 나타나는 창에서 ‘인터넷 주소’에는 VPN북이 제공하는 서버 이름을 입력하세요. ‘대상 이름’은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입력해 줍시다.
입력이 끝나고 ‘확인’을 누르면 조금 뒤 설정한 이름으로 VPN이 등록됩니다. 이 아이콘을 누른 다음 VPN북에 적힌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됩니다. 접속이 끝나면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인터넷을 쓰다가 볼 일이 끝나면 네트워크 아이콘을 누르고 ‘접속 끊기’를 눌러 마치면 됩니다. OS X는 ‘시스템 환경설정 > 네트워크’에서 추가를 누른 다음 필요한 정보를 입력해 주면 됩니다. 인증 방식은 ‘암호’를 누르면 됩니다. ‘메뉴 막대에서 VPN 상태 보기’를 클릭하면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어 편합니다.
보너스 : 뭘 봤는지 증거를 남기지 마라
당신이 왜 여기까지 마우스 휠을 내리며 힘겹게 이 글을 읽었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등 뒤에서 누군가 보면 곤란할 재미있는 사이트를 보고 싶어서 그런것 아닌가요? 하지만 warning.or.kr을 피했다고 해서 마냥 안심했다가는 큰일납니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웹브라우저를 열었다가 F…로 시작하는 사이트 이름이나, X…로 시작하는 사이트 이름이나, P…로 시작하는 사이트 주소를 발견한다면? 무시무시한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겠죠?
요즘 나오는 웹브라우저는 이런 불상사를 피할 수 있는 부가기능을 모두 어김없이 갖추고 있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에는 ‘인프라이빗 모드’, 사파리에는 ‘개인정보 보호 브라우징’, 모질라 파이어폭스에는 ‘사생활 보호 모드’, 구글 크롬에는 ‘시크릿 창’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이 기능을 켠 상태에서 접속하면 사이트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기 때문에 흔적을 지우는 것을 까먹었다 집요한 추궁에 시달릴 위험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을 쓴다 해도 회사에 설치된 네트워크 장비까지는 속이지 못합니다. 또 등 뒤에서 당신을 바라보는 매의 눈도 조심해야겠지요. 어느날 회사 게시판에 당신 이름이 나붙을 수도 있습니다. 팀장이 갑자기 당신을 조용히 불러낼 수도 있고요. 아무리 재미있고 볼거리가 많은 웹사이트라 해도 업무 시간에는 자제하시는 게 좋습니다. 집에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