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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 배터리가 몇 개나 있는지 찾아봤다. 기본적으로 휴대전화 배터리에 구형 디지털카메라 2개와 DSLR 1개, 요즘 잘 안 쓰는 CDP와 즉석사진기, 탁상시계 등까지 그야말로 배터리가 쌓이고 있었다. 그런데 과연 배터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꼬꼬마 케리만 알고 있는 배터리의 진실'이라는 온라인 이벤트를 하고 있다. 배터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형식인데, 오해나 속설을 파헤치기도 한다. 조만간 내용을 정리해 가이드북으로도 내놓을 계획이다. 전기연구원 전지연구센터 전력저장전지연구팀 도칠훈 팀장(박사)을 만나 '배터리의 진실'을 미리 들어봤다.


- 배터리는 시간이 지나면 왜 성능이 떨어지나. 배터리 수명은 최대 관심사다.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제시된 방법으로 배터리를 써야 하는데, 소비자가 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연구개발 단계에선 초기 에너지의 80%까지를 수명으로 정의한다. 흔히 사용하는 휴대전화 배터리는 300~500회 정도로 볼 수 있다. 1~2년 정도가 수명에 해당한다. 물론 실제 사용할 때는 2년 이상 써도 된다. 다만 사용시간이 점차 짧아진다."


-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는 이유는.


"전지 안에는 전극 활물질이 양극과 음극에도 있는데, 이 재료 자체가 없어져 반응을 못해 성능이 떨어진다. 전지를 뜯어보면 가루(분말) 형태로 돼 있다. 가루를 접착제로 붙여놓은 모습이다. 이것을 충·방전하면 일부 탈락이 일어난다. 이탈되는 만큼 전자를 줄 수 없어 용량이 떨어지고 수명이 줄어든다. 그 결과 저항도 증가하고 전지가 낼 수 있는 전압도 감소한다. 결국 에너지는 전기량×전압인데, 이 값 역시 줄어들게 된다. 수명을 늘리는 부분은 좋은 재료의 선택과 물질 탈락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는 좋은 결합재를 써야 하는 데 달렸다."


- 국내 대표 브랜드 휴대전화가 신형 모델로 바뀌면서 배터리도 모양이 계속 바뀌었는데 이유가 뭘까.


"그 전지 안에 양극, 음극, 전해질 등 전지의 기본 구성 3가지는 똑같다. 양극에서 터미널을 뽑아내야 하는데, 이를 집전체라고 한다. 음극 집전체까지 합치면 5개가 기본 구성이다. 이 구성을 길게 또는 짧게 만들기도 하고, 두께를 늘리기도 하면서 만든다. 그런데 배터리가 달라지면 기존 장치(device)에는 못 쓴다. 왜 그렇겠나. 상업적인 이유다. 카메라 배터리가 바뀌는 이유도 똑같다. 한편 배터리마다 가격 차이도 나는데, 중간 마진 때문이다. 보통 노트북 전지 하나 가격은 5000원 이하로 보면 된다."


- 휴대전화 가운데 배터리 일체형과 배터리 분리형의 차이는.


"똑같다. 다만 배터리 분리형은 전지를 탈착할 수 있어 새 전지를 넣으면 효율적이다. 일체형은 그게 안 돼 보조 배터리 개념을 쓴다. 내부 배터리는 수명이 줄면 용량과 전압도 줄어드는데, 새 전지는 용량이나 전압이 높다. 보조 배터리 개념은 새 전지의 고출력을 저성능 전지에 옮겨쓰는 방식인데, 에너지 100을 넣는다 쳐도 기존 배터리가 온전히 못 낼 수가 있다. 비효율적이고 그다지 좋은 시스템은 아니다. 분리형은 기존 전지를 빼고 새 전지를 넣으면 고효율을 얻을 수 있다. 원리상 이렇게 이해할 수 있지만, 실험을 안 해봐 몇 % 차이가 나는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Tip. 보조 배터리는 비효율적이다.


- 배터리가 0%가 될 때까지 쓰고 충전하는 게 좋은가.


"요즘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휴대전화 등에 쓰이는 것은 모두 리튬이온전지다. 완전방전하지 않고 충전해 써야 좋다. 리튬이온전지는 완전방전한 다음 사용하면 수명이 짧아진다. 전지가 한 방에 망가질 수 있다. 이온전지는 늘 충전기에 꽂아놓는 게 좋다. 예전에 가정 내 900㎒ 전화기나 면도기 등에는 니카드 전지가 쓰였다. 이건 완전방전하고 써야 했다. 그런데 통화하고 계속 충전기에 올려놓다 보니 배터리 자체를 오래 못 쓰는 경우가 잦았다. 이 전지는 사용 패턴을 기억해 충전된 만큼만 소비했는데, 이를 메모리 이펙트(effect·효과)라고 한다."


- 휴대전화가 켜진 상태에서 배터리를 바로 빼도 문제가 없나. 충전 중인 상태로 사용하면 수명에 영향을 미치나. 코드를 꽂은 채 노트북을 쓰면 배터리 수명이 짧아진다는 말도 있다.


"전지나 장치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언제든지 뺐다 꽂아도 무리가 없다. 배터리는 다 썼다는 게 2.5V 또는 2.7V(볼트)까지 떨어졌다는 말이다. 4.2V까지 충전이 안 된 상태란 의미다. 전원을 꽂으면 외부에서 전기량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고, 이 전기량이 100이라면 사용하면서 충전하면 일부 70은 충전기로 가고 나머지는 디스플레이를 작동하는 데 쓰는 거라고 이해할 수 있다. 충전 속도가 느려질 뿐 아무 문제가 없다. 또 외부 파워를 꽂아서 쓰면 전지는 놀고 있다. 전지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므로 더 좋다. 리튬이온전지는 모두 마찬가지다."


- 충전이 다 됐다는 신호로 불빛이 들어오면 바로 뽑는 게 좋은가.


"기기에서 설정한 상한선 전압에 도달하면, 이후에는 전기를 더는 흘리지 못하고 수렴한다. 아무리 꽂아놔도 배터리가 무한정 능력이 있는 게 아니라 더 충전될 수 없다. 휴대전화는 100% 충전됐다고 표시해도, 계속 두면 더 충전이 된다. 충전율은 전압을 재어 표시해주는데, 전지 안에 무수히 많은 모든 리튬이온에 연결할 수 없다. 특정 지점에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 4.2V가 되면 충전 다 됐다고 불빛이 들어오는 것이다. 그런데 파란불이 들어와 빼놓았다가 사용 안 하고 다시 꽂으면 파란불이 들어오나? 빨간불이다. 파란불이 막 들어왔을 때는 실질적으로 60% 충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지 안 리튬이온의 농도 편차가 심해 전압이 충분히 확산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Tip. 배터리는 충전기에 늘 꽂아놓아도 된다. 충전 상한과 방전 하한 전압 범위에서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 상한 전압은 충전기의 전자 회로가 안전하게 지켜주므로 충전기에 계속 꽂아두면 된다. 하한 전압 이하로 내려가는 것이 문제다. 완전방전하지 않도록 하고 완전방전하면 곧바로 충전하는 게 배터리를 오래 사용하는 비결.


- 추우면 배터리가 더 빨리 없어진다는데?


"추워지면 저항이 늘어난다. 뜨거운 물에서 잉크가 흘러가고 물이 얼면 전혀 안 흘러가듯 온도가 내려가면 전지 속 양이온과 음이온의 움직임, 확산 속도가 느려진다. 옴의 법칙(V = IR)으로 저항이 커지면 전압도 떨어진다. 그만큼 배터리 용량도 적게 느껴진다. 물론 온도가 다시 높아지면 용량이 나타난다. 전기량과 전압의 곱이 에너지다. 똑같은 전기량이 와도 온도가 낮은 상태에선 에너지도 확 떨어진다. 겨울에 운동을 하면 우리 몸도 결리지 않나. 저온에서는 배터리 용량이 안 나온다. 영하 10도로 추운 날에는 에너지가 30% 정도 감소하고, 영하 30도에는 거의 작동을 하지 않는다."


Tip. 산이나 스키장 등 추운 곳에 갈 때는 배터리를 따뜻하게 보관해야 하고, 여분을 챙기는 것이 좋다.


- 배터리를 품에 넣고 다녀야 하나.


"배터리를 스티로폼으로 싸거나 주머니에 넣으면 조금 효율적인데, 품에 안고 다니는 게 더 좋다. 단열재로 싸도 열이 조금씩 뺏기기 때문이다. 손에 쥐고 다니거나 속 주머니에서 적어도 25도 이상에서 30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만 장착하고 쓰는 순간 식어버릴 수 있다. 장치 보온에도 함께 신경을 써야 한다. 천안함 사고 현장에서 기자들이 고생했다고 들었다. 분명히 보조 배터리를 빵빵하게 충전해 갔는데, 제대로 작동이 안 됐다는 얘기였다. 기기든 배터리든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Tip. 배터리를 따뜻하게 해도 바로 잘 작동하지는 않는다. 표면은 따뜻해도 내부는 차갑기 때문. 전지를 약 30분 예열한 후 사용하는 게 좋다.


- 반대로 찜질방에선 온도가 올라간다. 터질까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영하 20도에서 영상 60도까지는 아무 문제없다. 65도 이상 올라가면 전해액이 더 격렬하게 반응한다. 전해액과 전극 사이 반응량이 늘어난다. 그래서 연구진은 가장 열악한 조건인 65도에서 충·방전, 가속 수명 실험을 한다.”


- 배터리가 부푸는 현상의 원인은.


“배터리는 사용하면 양이온과 음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움직여 100% 제자리로 안 돌아온다. 전지 내부에 부피 팽창으로 수용 공간이 가득 차면 외부로 드러날 정도로 부풀게 된다. 전지에는 여유 공간(void volume)이라는 개념이 있다. 전지 안에 재료가 들어가면 약간 느슨해져 있다. 여유 공간을 재료로 다 채우면 전지는 더 작아진다. 부푼 전지는 전지 설계를 그만큼 촘촘하게 했다는 것이다. 요즘 기종은 안 부푼다는데, 왜 그런지 의문이다. 제일 쉬운 방법은 여유 공간을 더 주면 된다. 같은 크기라면 그만큼 전극은 안 들어가 전지 성능은 줄었을 것이다.”


- 배터리 사후처리는.


“자동차용 연축전지는 100% 재활용이다. 휴대전화 전지는 부피가 작아 버려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유가금속인 코발트나 니켈을 재활용하고 있다. 다른 부자재는 재활용 비용이 더 들어 안 하고 있다. 비를 안 맞게 해서 땅에 전지를 모아주면, 보관할 용의가 있다. 지금은 돈이 안 되겠지만, 금속 가치가 자꾸 달라지기 때문이다.”


- 배터리는 분류 안 되고 막 버려지나.


“휴대전화 공기기만 회수하지, 배터리는 달라고 하지 않는다. 배터리를 보관해 돈으로 뽑아내는 과정이 아직 없어서다. 쓰레기장으로 가도 사람한테 파편이 사고 낼 가능성이 없듯이, 만지지 않고 접근하지 않으면 위험할 것은 없다. 금속 역시 광산, 땅에서 나온 것이다. 산이나 염기로 특정 부위(spot)에 해로울 수 있겠지만, 독극물을 내는 것이 아니고 지구 전체 오염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납 또는 카드뮴 전지는 환경문제로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연구자들이 아예 손을 안 댄다. 옛날 알칼리 전지에는 약간 수은과 납이 들어갔다. 그러나 납 프리(free), 수은 프리라는 선전문구가 나왔고, 지금은 이마저도 없어졌다.”


Tip. 디지털카메라는 사진 찍을 때 켜고 안 찍을 때는 꺼두는 게 좋을까? 아니면 계속 켜두는 게 좋을까?


카메라를 켜고 끌 때 전력량은 정해진 양이고, 켠 상태로 대기할 때 전력량은 시간에 비례해 증가한다. 연속해서 찍을 의사가 없을 때는 꺼두는 게 효과적이다. 즉 대기 시간이 길 때는 꺼두는 것이 좋겠다.


- 배터리를 흔들거나 냉장고에 보관하면 살아난다? 깨물거나 배터리끼리 부딪히면 된다는 얘기도 있다.


“아니다. 흔들면 성능이 나온다? 흔드는 동안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흔드는 시간만큼 가만히 놔둬도 성능이 나온다. 마찬가지다. 냉장고에 넣어놔도 시간이 지났다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전지 속 분말에 리튬이온이 안쪽과 바깥쪽에 들어 있는데, 충전으로 안쪽까지 전압이 공급돼야 다시 쓸 수 있다. 그런데 충전할 때 표면에서 안쪽까지 확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이런 시간의 함수가 있기 때문에 속설이 나온 것 같다.”


- 일반 자동차에서 휴대전화를 충전하면 나쁜 영향을 줄까.


“자동차용 연축전지 역시 영향이 없다. 자동차 어댑터에도 전자 회로가 들어가 있어 11~12V로 발전기가 돌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차이가 안 난다. 5V 이하로 내려오지 않는다. 이처럼 자동차용 전지가 굉장히 성능이 좋다.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으로는 충격받을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차량에서 휴대전화를 연결해놓고 계속 쓰면, 충전 %가 자꾸 내려간다. 이는 전력변환장치 문제인데, 여기에 아무도 관심을 안 두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 전기량이 차량에서 공급해오는 전기량보다 많아서 그렇다.”


- 전기차 보급 초기 단계인데, 보급률이 낮은 이유로 충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있다.


“전지가 가진 고유 역량의 100%까지 충전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적어도 2시간을 줘야 하는데, 이 때문에 못 탄다는 얘기다. 하지만 고유 역량의 80%를 100으로 여기고 이렇게 쓰겠다고 설정하면 시간이 확 줄어든다. 굳이 완전히 충전하지 않아도 쓸 수 있고, 충전이 어느 정도 잘된다. 10~20분, 심지어 5분 내 끝날 수 있다. 편의점 휴대전화 급속 충전도 똑같은 개념이다.


전기차는 충전 시간문제보다 충전 인프라 구축, 비싼 전지 값, 사람들의 인식 문제가 있다. 전지는 쓰다 보면 성능이 떨어지는데 계속 차에 싣고 다니면서 쓸 것인지, 과연 사람들이 전기차를 살 것인지, 중고차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이다. 아직은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만 사고 있다. 연료비 절약 등으로 괜찮다는 평판이 나오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리라 본다. 전기량 부하 걱정도 없다.”


- 배터리 폭발도 실제로 가능한가.

“전지 충전은 전지 내에 산소를 발생할 수 있는 과산화물을 생성시키는 과정이다. 전지 속에는 휘발유와 같이 가연성인 유기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착화원으로 발화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출처: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39720)


☞ 결론은 배터리 전원 계속 꼽아놔도 괜찮다. 완전방전은 안좋다. 겨울에 여분 배터리는 품안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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